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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삼분지계, '독'인가 '약'인가

 

이번 대선의 초 판세는 일단 삼파전으로 모양새를 갖추었습니다. 3자간 상호 견제를 통해 대선 초반 어느 특정 후보가 독보적으로 우위를 점하는 상황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자칫 상대 진영으로부터의 집중포화를 분산시킬 수 있는 최적의 구도로 보여집니다. 비록 약간의 하락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여전히 지지율 수위를 다투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는 이 쪽을 공략해야 할 지, 저 쪽을 파고들어야 할 지 난감한 형국이지만 단일화가 점쳐지고 있는 안철수, 문재인 두 후보의 입장에서는 일단 박 후보에 대한 일방적 열세를 방지할 수 있는 적절한 초반 포석으로 판단됩니다.

삼국지의 '천하삼분지계'. 근거지 없이 떠돌던 유비와 제갈공명의 입장에서는 근거지를 확보하고 기반을 다지는 것은 물론 천하의 주인 자리를 다투는 명실상부한 차기 후보로 발돋움하는 최선의 방책입니다. 거침없이 밀려 들어오는 조조의 대군을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손권과 주유, 노숙의 입장에서는 조조와의 완충지대 역할을 담당할 연합세력을 얻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의 입장에서는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보수 내지 중도층을 분산시킴과 동시에 향후 대선 구도에서 새누리당의 공세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연합세력을 구축하고 더 나아가 단일화를 통한 극적인 지지세력 확충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자 모두에게 상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작 문제는 이 '천하삼분지계'가 조조의 입장에서도 그리 나쁘지 만은 않은 계책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하루바삐 밀고 쳐 내려가 강남을 밀어버리고 천하를 차지한다면야 금상첨화겠지만 오랜 전쟁으로 병사들도 지쳐있고 또 그렇게 까지 힘들여 당장 전쟁을 하지 않더라도 이미 천하의 대부분을 차지한 상태이므로 현상 유지만 한다면 유비, 손권과의 격차를 더 크게 벌어지게 되니 적어도 패하지는 않는 계책인 셈이죠. 이기긴 이기되 승리의 시점만 늦추어질 뿐입니다.       

우리 대선 형국을 놓고 보자면 안, 문 두 후보의 단일화 성사 여부가 이번 '천하삼분지계'가 안, 문 두 후보에게 상책이 될 지, 아니면 최악의 하책이 될 지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박근혜 후보의 입장에서야 안, 문 두 후보의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범야권의 표가 분산되는 것이 최선의 상책일 것입니다. 가만히 집안 단속만 잘 한다면 맘 편히 승리를 거뭐쥘 수 있는 수순이 될 것입니다. 아니면 일찌감치 단일화가 이루어져서 천하가 이분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당의 대선 역량을 한 곳에 집중시킬 수 있고 보수층만 잘 결집시킨다면 충분히 현 정권을 이어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의혹이 난무하는 흙탕물 선거

 

일단 지금의 판세를 놓고 볼 때 안, 문 두 후보의 단일화 문제는 대선 직전이 되어서야 매듭이 지어질 듯 합니다. 당분간은 삼자 구도가 이어질 텐데요, 예년의 선거들처럼 서로 물고 뜯는 흑색선전으로 상대방은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자신의 이미지는 유지하는 식의 '그 나물에 그 밥' 꼴이 되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이미 여기저기서 갖가지 '의혹'들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흙탕물 선거가 되지 않으려면 이런 의혹들이 아무런 근거없이 양산되고 확산되는 메커니즘을 차단시켜야 합니다. 근거없는 의혹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자포자기 심정입니다. 뚜렷한 색깔없는 후보들의 난립, 다수가 지지하는 후보는 적어도 더 이상의 악화는 막아주리라는 기대감, 의혹을 부각시켜서 유권자들이 폭발적으로 한 후보에게 몰리는 쏠림 현상을 막아보자는 심리, 이러한 것들이 '의혹'이 끊임없이 양산될 수 있는 온상을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정책 카운터펀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져야 할 것은 각 후보들의 '정책'입니다. 어떻게 국정을 운영할 것인지, 어떠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것이지가 바로 근거없는 의혹이 뿌리내리지 못하게 하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에는 각 후보의 역사의식, 국가관, 미래에 대한 청사진, 정책기조 등이 녹아들게 마련입니다. 각 후보들의 정책을 들여다보면 그 후보의 면면을 살필 수 있습니다. 즉 각 후보의 정책이 바로 근거없는 의혹들에 대한 정확한 검증 수단이 되는 것입니다. 후보가 가진 진정성을 여과없이 담아내는 것이 바로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간과하지 말하야 할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정책검증'이 '자질검증'을 무마시키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역사인식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후보에게는 역사인식에 대한 의혹을 떨쳐낼 수 있는 자신의 뚜렷한 정책 지향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슬그머니 뭉뚱그려서 사과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을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떻게 향후 '정책'으로써 보여줄 것인지를 고민하여야 합니다. 정치적 기반이 문제가 되는 후보라면 자신이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는 부분에 대하여 어떠한 인적 풀을 구성하여 약점을 보완하였는지를 구체적이고 완성도 높은 정책 방안으로 제시하여야 합니다.  

국민들에게도 '이제는 분명히 바뀔 수 있다'라는 희망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점점 가중되는 가계부채의 부담, 양극화의 삼화, 실업률의 답보, 자살률의 상승 등등. 이러한 난맥상을 쉬원하게 뚫어 줄 수 있는 것은 '나'보다 '더' 시커먼 상대 후보의 '뒤'를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 후보가 도저히('뒤'가 구리다면 더욱 그렇겠죠) 베끼고 흉내낼 수 없는 강력한 정책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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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victus_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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