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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일본, 그 두 개의 전후 <기억과 망각>

역사는 왜 아직도 우리에게 유효한 학문인지 여실히 느끼게 해 준

책으로 기억한다. 기억하고 반성하여 되풀이하지 않아야 할 숱한 것들을

망각해 버린, 혹은 망각하고자 하는일본에 대한 서슬 퍼런 내적 비판을

쏟아 낸 일본인 역사학자들의 지적 양심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근래 들어 급속도로 얼어붙은 한일관계, 장준하 선생과 박정희의 과거

이력을 둘러 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와 여타 정당 내지 후보

간의 논쟁을 보면서 오래 전 읽은 이 책이 떠오른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박정희와 장준하 선생이라... 굳이 비교를 하자면 다카키 마사오와 장준하

선생이라는 표현이 격동의 역사를 살아간 두 인물의 인생을 극적으로

드러내지 않을까

 

 

 

박정희의 딸 박근혜가 2012년 대선의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다른 어떤 것보다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아버지

박정희에 대한 평가와 직결되는 박근혜의 연사인식이라는 생각은 결코 상대당의 네거티브 공세라는 폄하를 받을 만큼 졸렬한

사전 선거 공세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구 소련의 독재자인 스탈린의 딸 스베틀라나처럼 박근혜 또한 아버지의 역사적 책임에 대한 속죄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박근혜 후보가 대권 주자로 나서기 위해서는 뚜렷한 자신의 역사인식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 문제는

아직 청산되지 않고 뿌리 깊게 잔존하는 친일에 대한 반성으로 이어져야 한다.

 

친일파는 분명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비록 죽어서라도 역사의 단죄를 받아야 한다. 친일파의 후손은 단지 그 아버지,

할아버지의 행동 때문에 비난 받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문제는 친일행위를 한 당사자의 당시 행동의 결과들이 아직 청산되지 않고 있고 이러한 역사의 찌꺼기를 아직도 몇몇

친일파의 후손들이 누리고자 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살고 있는 청주 지역만 하더라도 오랫동안 방치되어 오다 2009년이 되어서

야 국적을 회복하고 몇 평 남짓의 묘역을 재단장할 수 있었던 신채호 선생과는 달리 청주지역 상당산성 내 10만여평에 달하는

친일파 민영휘가 소유하고 있던 토지는 아직도 그 후손들이 재산권을 인정받고 있다. 심지어 민영휘의 후손들은 2007년 환수된

일부 토지에 대한 국가귀속결정 취소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과거사 미청산의 기억은 아직도 유효하다.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에 대한 우려도 이러한 맥락이다. 혹여 민중의 피와 살을

후벼 파고 쌓아올린 친일과 독재의 유산을 자랑스럽게 등에 업고 대권을 노리는 것은 아닌지, 대권주자로서 역사 앞에서 분명히

기억해야 할 아버지의 과오에 대해 고개를 돌리고 망각해야 할 아버지의 유산에 힘입어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혹여

 그렇다면 유력 대권 주자로서 역사 앞에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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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victus_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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